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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배에 아들 배치 의혹’ 해경함장, 극단 선택

입력 | 2021-06-28 03:00:00

“해경 명예실추 미안” 유서



동아일보 DB


자신이 지휘하는 해양경찰서 소속 함정에 의무경찰인 아들이 배치돼 부정 인사 의혹을 받아온 해경 함장이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0분경 A 함장이 강원 속초시 자신의 집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A 함장은 ‘해경의 명예를 실추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 함장은 의경인 아들이 자신의 함정에 배치된 것이 문제가 돼 26일 대기발령됐고, 관련자 2명도 인사조치됐다. 속초해경은 이들의 휴대전화와 업무용 PC의 디지털 포렌식 등 감찰을 진행 중이었다.

A 함장의 아들은 지난달 25일 속초해경에 배치됐고 이달 2일자 인사발령에 따라 아버지가 지휘하는 함정에서 근무하게 됐다. 속초해경은 14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81명의 의경이 군 복무 중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함정에서 근무하는 것을 두고 해경 내부에서 먼저 잡음이 나오자 해당 의경도 25일 육상으로 근무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6일 자신을 현직 해양경찰관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코너에 글을 올리면서 의혹이 처음 제기됐다. 이 누리꾼은 “○○해양경찰서 500t급 함정의 함장이 아들을 자기 배로 인사발령을 냈습니다. 군대로 따지면 대대장 아들이 같은 대대에서 근무하는 것이고, 해군으로 이야기하면 함장 아들이 같은 배에서 근무하는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또 “의경 인사에 여러 루머가 많은데 해경 내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속초=이인모 기자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