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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료제, FDA 승인… 진단제 시장 동반성장 기대

입력 | 2021-06-29 03:00:00

㈜듀켐바이오




방사성의약품 제조센터(RP).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드유헬름(성분 아두카누맙)’에 대한 신속 승인 허가를 내렸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감소시켜 환자의 치료까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입증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료 길이 열린 것이다.

해당 치료제뿐만 아니라 관련 방사성의약품 진단 시장에 있어서도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이미지 진단을 수행하는 진단 방사성의약품 시장의 규모는 향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대표 방사성의약품 개발 제조 기업으로서 최대 수혜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듀켐바이오에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방사성의약품 진단 분야에 주력하면서 암, 치매, 파킨슨병 진단 방사성의약품을 출시한 이래 모든 품목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해 왔다. 암 진단제(FDG)의 경우에도 제네릭 품목으로 방사성의약품 시장 형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의 김종우 대표는 “애드유헬름은 1년여간 매월 치료가 이뤄지는데 처방 전 환자 두뇌에 아밀로이드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방사성의약품 진단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후 임상 3상 시험 기준으로 최초, 중간, 최종 진단 등 최소 3회 이상의 방사성의약품 진단이 다뤄진다. 아밀로이드의 조기 진단을 통해 이번 치료제의 임상 대상이었던 알츠하이머 치매 이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와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애드유헬름’의 FDA 신속승인 허가 이후 바이오젠은 향후 약 9년간 신약의 효능을 임상 4상을 통해 추가로 입증해야 하는데, 이 기간 환자당 최소 4∼7회 방사성의약품 진단제를 통한 효능 추적검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은 현재 아밀로이드 진단 방사성의약품을 투약한 후 양전자단층촬영(PET),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이뤄진다. 2014년과 2015년 듀켐바이오의 ‘뉴라체크’와 케어캠프의 ‘비자밀’이 국내 허가를 받은 이후 현재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 기준 약 53%와 44%의 점유율로 국내 아밀로이드 진단 시장을 주도해 왔다. 국내 PET·CT는 2019년 대한핵의학회 통계 기준 136개는 대형병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포함한 총 157대가 대학병원 등의 대형병원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 암 진단을 위해 사용됐으나 알츠하이머 관련 분야에도 열리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듀켐바이오는 기술 수출 성과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2018년부터 국내 방사성의약품 기업으로는 최초로 호주, 뉴질랜드, 중국, 홍콩, 마카오, 필리핀 등 6개국을 대상으로 파킨슨병 진단 방사성의약품 관련 기술 수출을 했으며 다국적 제약회사와 해외 수출을 위해 협상 중이다.


김종우 대표 인터뷰 “질적 성장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


㈜듀켐바이오는 ㈜일진제약의 건강기능식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자회사로 설립됐다. 이후 2007년 12월 사명을 바꾸고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국내 방사성의약품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종우 대표(사진)는 “2000년대 중반 당시 전 세계적으로 초기 시장이었던 PET 방사성의약품 산업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하는 신약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는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시장의 미래와 성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 그동안 해당 산업은 작은 시장 규모로 인해 신약 개발에 대한 리스크가 일반의약품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분자 이미지 진단의 특성상 두 번째 개발된 신약은 시장에서 자리 잡기가 어렵다. 김 대표는 시장 선점을 할 수 없는 신약 개발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강한 개발 드라이브를 걸어 국내 방사성의약품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한편 그는 “국내 방사성의약품의 보험급여 축소 등으로 시장 규모가 크게 위축됐다”며 “국내 기업들의 신약 개발 지원을 위해서는 정부가 급여제도 개선을 통해 방사성의약품 신약의 보험급여 제도권 진입을 원활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듀켐바이오는 방사성의약품 산업 내에서 선두 경쟁을 하던 지오영그룹의 자회사인 케어캠프㈜ 방사성의약품 사업부와의 합병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예정대로라면 9월에 통합법인 듀켐바이오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통합법인을 통해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