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앞세워 급속 성장, 작년 매출 2500억… 올 6000억 목표
대형 출판사 중심에 중소社는 소외… 독자들도 다양한 책 볼 기회 줄어
“마케팅 중심 경쟁 초래할 수도”

쿠팡이 온라인 서점 시장에서도 조용히 세력을 확장하면서 출판 시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인서적에 이어 최근 서울문고까지 서점이 잇따라 부도 처리되며 쿠팡이 출판 시장을 점유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주요 출판사들에 직거래 사업 제안서를 보내고 도서 로켓배송을 위한 직매입을 확대했다. 도서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배송할 수 있도록 대형 출판사들의 인기 서적들을 미리 쿠팡의 물류창고에 쌓아 두겠다는 것이다. 현재 쿠팡은 일부 베스트셀러는 직매입해 판매하고, 나머지 도서들은 교보문고나 예스24 등 인터넷 서점과의 연계를 통해 배송하고 있다. 지난해 도서 부문에서 약 25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쿠팡은 올해는 매출을 6000억 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출판사에도, 독자들에게도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는 게 출판계의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이점이 많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왜곡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독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쿠팡의 경쟁력은 책과 함께 다른 상품들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쿠팡 도서 주문량 중 약 60%가 어린이책, 유아·초등 참고서, 수험서다. 30, 40대 소비자들이 생필품이 담긴 장바구니에 아이들의 책을 함께 담는 것이다.
쿠팡의 장악력이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대형 출판사, 베스트셀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 독자 역시 다양한 책을 받아 볼 기회가 줄어든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게 기존의 서점 문화인 반면 책이 주력이 아닌 쿠팡은 팔릴 만한 상품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다”며 “쿠팡의 등장이 단기적으로는 인터넷 서점 서비스를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 콘텐츠가 아닌 마케팅 중심의 경쟁을 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