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주자 ‘1강 다약’구도 흔들 변수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사퇴하자 야권에선 “기다렸던 대선 주자의 도전이 시작됐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내부는 물론이고 보수 진영 전반에서 최 전 원장의 대선 도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는 최근까지 각종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켜온 ‘1강(一强) 다약(多弱)’ 구도를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 원장에 대해선 항상 좋은 평가를 하고 있고 충분히 우리와 공존하실 수 있는 분”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이 대표는 “정치라는 국가를 위한 또 다른 봉사의 길은 고독한 개인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푸시(push)하지도, 풀(pull)하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속도조절에 나섰다. 최 전 원장 주변에선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달 8일까지 범야권 대통합을 위한 일괄 복당 신청 기간을 두겠다”며 “탄핵 이후를 기점으로 정치적인 사유로 탈당 및 분당 등으로 함께하지 못하는 분들에 대해 문호를 열 것이고 크게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국민의힘 안팎의 보수 세력들은 문재인 정부 초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해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지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이날 최 전 원장이 사의 표명을 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본선 경쟁력이 더 높은 대선 주자를 밀어주는 게 옳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지지 세력도 꿈틀대고 있다. ‘최 원장을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가칭 ‘별을 품은 사람들’이라는 단체로 공식 출범한 뒤 전국 집회를 잇달아 열 계획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