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이날 최재형 감사원정은 출근길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오늘 대통령님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2021.6.28/뉴스1 © News1
대권 출마를 시사하며 사퇴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직원들에게 “임기를 다 못 채워 미안하다”는 취지의 퇴임사를 남겼다. 임기를 6개월여 남기고 전날(28일) 중도 사퇴한 최 전 원장은 별도의 이임식을 갖지 않았다.
29일 감사원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전날 감사원 내부망인 오아시스(OASYS)에 올린 퇴임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가 최고 감사기구로서의 감사원을 더욱 발전시키리라 믿는다”며 직원들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다만 퇴임사에서 향후 자신의 정치 행보와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휴대폰도 꺼둔 채 조용히 주변을 정리하고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죽마고우인 강명훈 변호사 역시 휴대전화가 꺼진 상태다.
강 변호사는 전날 기자들에게 “본인(최 전 원장)이 직접 향후 진로를 밝히기 전에는 당분간 전화를 꺼놓을 것이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이날도 “당분간 전화를 끄고 받지 않을 생각”이라며 “본인(최 전 원장)이 무슨 발표를 한 후에 코멘트를 할 수 있다. 미안하다”는 메시지만 보냈다.
최 전 원장은 전날 오전 9시쯤 감사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오늘 대통령님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 전 원장은) 원전 감사에서 보여줬듯이 살아있는 권력에 굴종하지 않고 감사원 독립성을 지켜냈다.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검찰총장, 감사원장이 임기도중 기관장에서 물러나고 살아있는 권력과 다른 길을 가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현 정권이 원인을 제공했고, 거기서 비롯됐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