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이름으로 첫 ‘7·1훈장’ 수여… 6·25때 100명 죽인 중공군도 받아 집권 9년간 ‘부패’로 374만명 처벌… 저우융캉-링지화 등 정적들 제거 세계최대 수력발전소 조기가동 등 공산당 우월함 과시 작업도 병행 홍콩은 기념우표 발행 ‘발맞추기’
다음 달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내외에 공산당의 우월함을 과시하는 동시에 내부 단속 또한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산당에 큰 공헌을 한 당원 29명을 선정해 ‘7·1 훈장’을 수여했다. 그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면서도 ‘공산당원의 청렴결백’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했다. 2012년 말 집권 후 9년간 부패 혐의로 374만 명을 처벌한 시 주석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다시 사정의 칼날을 휘두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공산당 이름으로 첫 훈장…사정 드라이브도 예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했던 곳서… 中공산당 100주년 축하 공연 ‘위대한 여정’ 28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공산당 100주년 기념 공연 ‘위대한 여정’을 관람하기 위해 등장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2만여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이 외 신장위구르에서 국경 순찰을 맡아 외세의 잠입을 저지한 인물, 지난해 인도와의 국경분쟁 당시 숨진 군인,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군도) 개척에 기여한 인물 등 중국 영토와 체제 수호에 기여한 인물이 대거 훈장을 받았다. 중국이 공산당 이름으로 훈장을 수여한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공산당은 중국 발전과 인류 진보 역사에 멋진 한 페이지를 썼다. 독립과 해방, 번영과 부강, 인민의 행복을 위해 공산당이 피 흘리며 분투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시 주석이 등장한 후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링지화(令計劃) 전 부주석,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 등 주요 정치인이 줄줄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특히 2014년 체포된 저우융캉은 부정축재 약 16조 원, 내연녀 29명, 전 부인 살해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아직까지 복역 중이다. 링지화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최측근이다. 액수 차이가 있을 뿐 부패에서 자유로운 중국 지도자는 그리 많지 않다.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은 사실상 정적 제거 성격이 짙고 그가 이날 청렴을 강조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 홍콩은 기념우표…최대 수력발전소 조기 가동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했던 곳서… 中공산당 100주년 축하 공연 ‘위대한 여정’ 공산당 100년 역사 속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표현한 이번 공연에서 마지막 장면에 모든 공연자들이 무대에 올라 성대한 불꽃과 함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시행 1주년을 맞는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지난 1년간 114명이 체포됐고 61명이 기소됐다. 1997년 홍콩 반환 후 매년 7월 1일 열렸던 반환 기념집회 또한 당국의 탄압 등을 우려해 올해 최초로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도 날을 세웠다. 29일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각국 지도자와 주요 정당이 보낸 1300여 통의 축하 서신이 도착했다”며 세계가 공산당 100주년을 축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날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유럽 순방 관련 질문을 받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질서 파괴자이지만 중국은 세계 평화와 국제질서의 수호자”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