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피 흘리고 있어" 협박…970만원 요구 경찰, 메모장으로 대응요령 알리며 접선 동행
‘아들을 인질로 데리고 있다’는 거짓말로 협박해 수백만원대 현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된 20대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메모장’으로 대응 요령을 피해자에게 일러주며 수거책을 만나러 가는 현장에 동행하는 기지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24일 오후 11시50분께 구로구 도림로에서 20대 남성 A씨를 사기미수 혐의로 체포해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체포 당일 부부인 B씨와 C씨에게 “아들을 인질로 데리고 있으니 현금 970만원을 가져오라”고 협박하며 이들을 구로구로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B씨 등에게 ‘아들이 피를 흘리고 있다’, ‘전화를 끊으면 안 된다’며 겁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들은 현장에 출동해 아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뒤 B씨 부부와 함께 접선 장소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한 경찰관이 B씨 부부 차량에 동승해 A씨가 눈치를 채지 못하게끔 메모장으로 지시를 내리고 다른 경찰관들이 접선 장소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시간을 지연시켰다고 한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는 지난 26일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조사한 결과 여죄는 없었다”며 “곧 검찰에도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