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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꿈 이뤘다… 배트걸 된 70살 할머니의 사연

입력 | 2021-06-30 21:30:00

그웬 골드먼. 출처= 게티이미지


미국의 70세 할머니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구단의 배트걸이 되는 꿈을 이뤘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ESPN 등 외신은 60년 만에 양키스의 배트걸이 되겠다는 꿈을 이룬 그웬 골드먼의 소식을 전했다.

골드먼과 양키스의 인연은 1961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아버지 영향으로 양키스의 팬이 된 그녀는 구단에 편지를 보내 ‘배트보이’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거절이었다. 당시 단장이던 로이 하미는 직접 편지를 써 “우리는 여성이 남성만큼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남성이 가득한 야구장에 젊은 숙녀가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골드먼은 낙담했지만 거절의 뜻이 담긴 편지일지라도 기념으로 간직해 거실에 걸어뒀다. 그리고 60년의 시간이 흘러 그녀의 딸은 엄마가 오랫동안 간직해온 편지를 구단에 전달했다.

편지를 받은 구단은 “양키스는 야구 산업의 성차별을 없애는 일에도 챔피언이다”며 “배트걸에 지원 한지 60년이 지났지만 10살 소녀 시절 보여준 열정을 선보이기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골드먼을 매년 진행하는 팬 초청 행사의 대상자로 선정해 명예 배트걸로 임명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꺼내 입고 양키스의 간판 투수 게릿 콜과의 만남까지 진행한 골드먼은 이날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구를 마치고 많은 관중 앞에서 60년 전의 편지를 낭독하며 눈물을 보인 그녀는 “일생일대의 경험이었다”며 소감을 전달했다. 이어 “성별의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 서 준 구단 덕분에 60년의 꿈이 실현됐다”며 “팀을 정말 잘 고른 것 같다”고 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