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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과외’ 윤석열의 보완점은…국정 비전과 정책 구체성

입력 | 2021-06-30 12:18:00

경제정책, '소주성' 비판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제시
외교안보, 실용주의 추구…한일·한미 동맹 강화할 듯
부동산 해법, 일방적 부자 증세 대신 주택공급 방점
정책 구체성 모호해 국정 비전 불명확하다는 비판도
尹 "어젠 포부 밝힌 자리…많은 문제점 해결할 정책 내놓겠다"




대선전에 본격 등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내놓은 정책에 구체성이 떨어지고 국정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경제와 외교 분야 등에 대한 ‘3개월 속성 과외’에도 불구하고 지난 27일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득점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향후 구체적인 정책 내용을 마련하고 모호한 국정철학과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관측이다. 특히 내년 대선의 성패를 가를 부동산 문제나 청년 실업 등 민생 현안에 대한 해법과 대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대선출마 선언 다음날인 30일 국회를 찾은 윤 전 총장은 정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어제는 제가 국민께 정치에 나서는 제 생각과 포부, 계획을 말씀드린 거고 구체적 정책에 대해서 어제 다 말씀을 드릴 수는 없었다”며 “국민들께 불편하지 않고 많은 문제점을 다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날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과 기존 발언 등을 종합해보면, 경제 정책은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등 현 정부의 국정기조와 선을 긋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중시하는 기조를 내비쳤다.

그는 복지와 성장 중 택일하는 이분법적 접근 대신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하려면 그 (성장)과정에서 낙오되거나 다른 이유로 취약한 입장에 있는 분들을 챙겨야 지속가능한 성장에 동참할 수 있다”며 “복지란 것도 지속 가능한 재정이 있어야만 제대로 집행되는거기 때문에 두 개는 한 문제라 본다”고 밝혔다.

그 실현 방안에 대해선 “외적이 침입했을 때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공동체와 자유를 지킬 수 있는 것처럼 복지 문제도 자유시민의 책무이고 권리”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부동산 문제에 관해선 일방적인 부자 증세를 반대하는 대신 시장이 예측 가능한 주택 공급에 방점을 뒀다.

윤 전 총장은 “종부세를 상위 2%로 상향시키느냐 안 시키느냐 문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집값이 안정되고 예측이 가능해야 하고 국민들이 필요한 종류의 주택을 용이하게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원론인 입장을 보였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실용주의를 추구하고, 현 정부 들어 악화된 한일 관계 복원과 한미동맹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총장은 “지금 한일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정도까지 관계가 망가졌다. 외교는 실용주의 실사구시 현실주의에 입각해야 되는데 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며 “위안부 문제, 강제 징용 문제 이런 것들 하고 한일 간 안보협력이라든가 경제 무역 문제 등 현안들을 전부 같이 테이블 위해 올려놓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한일 문제 해법은 과거사와 외교 현안을 분리 대응하는 외교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 중요성을 피력한 만큼 한미동맹 강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이제는 전쟁도 총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칩으로 싸운다”며“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만 핵심 첨단기술과 산업시설을 공유하는 체제로 급변하고 있다”며 외교 안보와 경제 문제를 연계하겠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총장 출신 윤 전총장의 검찰개혁 밑그림도 관심사다. 검찰개혁에 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을 상대로 검찰이 법집행할 때 공정한 기회를 줘가면서 페어플레이 하도록 이 두가지가 검찰 개혁의 비전이고 철학”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고 정치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동일한 방향이란 점을 확인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원팀’이 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작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가에 대해선 정권교체 명분만 내세웠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의 국정운영 기조나 철학의 부재로 대권주자로서 ‘준비부족’을 드러낸 것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에 “저는 어제 자리가 공약을 집대성해서 발표하는 자리도 아니고 윤석열 전 총장이 본인 말대로 국민이 불러서 나오게 됐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지 않나? 사실상 대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표현한 건데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신고식이라고 본다”며 “윤 전 총장이 앞으로 사회 곳곳에 중요한 분들을 만나고 또 중요한 이슈가 있는 현장을 다니는 과정에서 본인의 생각을 밝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그 부분에 주목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선 대권도전에 나선 윤 전 총장이 ‘개인수업’ 대신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의 지원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 “국민의힘에 빨리 들어와야 된다. 너무 계산하면 안 된다”며 “(당에) 들어와서 계속 나의 세력을 넓혀가야 한다. 나의 세력을 넓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을 계속 만나면서 내 식구로 만드는 과정인데 지금 그걸 안 하고 있어서 제가 볼 때는 저래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