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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남겨두고”…호텔·외식업계, 거리두기 완화 무산에 ‘난감’

입력 | 2021-06-30 18:02:00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도입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술집에서 관계자가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 News1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도입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술집에서 관계자가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 News1


“워낙 갑작스러운데다가 명확하게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전달받은 것이 없어 당황스럽네요. 당장 내일부터 확대운영하려 했던 영업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호텔업계 관계자)

호텔업계가 30일 수도권 지자체들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1주일 연기’ 결정에 난감한 표정이다.

주요 호텔들은 7월부터 ‘모임인원 6인 이상’ ‘오후 12시까지 영업 허용’ 완화가 실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레스토랑과 부대시설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7월1일을 불과 8시간도 남기지 않은 30일 오후 ‘비보’를 접했다. 당장 준비한 프로모션이나 레스토랑 예약건을 취소해야 될 처지에 놓였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심야 주류 프로모션’이 대표적이다. 인터컨티넨탈은 서울 파르나스와 코엑스 등 2곳에서 오후 10시 이후 방문 고객들에게 전 메뉴 15%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7월 한달간 진행할 예정이었다.

레스토랑 사업도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주요 호텔들은 이 달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방침 발표 이후 5~6인 이상 테이블에 대해서도 예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기 레스토랑의 경우 이미 상당수의 예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에 따라 당장 1일 예약 고객부터 일일이 전화를 해 취소,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따로 지침을 받은 게 없고 뉴스속보를 보고 알았다”며 “현장에서 당장 내일 예약건을 조정하기 위해 부랴부랴 움직이고 있지만 정확한 지침을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우 코로나19 씨메르, 원더박스 등 코로나19 사태로 휴장한 부대시설을 7월 중순부터 재개장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이전 최대 인기 시설이었던 만큼 재개장 이후에도 상당한 ‘붐’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파라다이스는 이 시설을 최대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특가상품을 이달부터 판매하고, 7월 한달간 객실 이용객들에게 무료 이용권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파라다이스 측은 재개장 일정을 7월 중순 이후로 설정해 놓은 만큼 당장 시급한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거리두기 제한이 1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더 큰 차질이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에 거리두기 완화 결정이 또다시 기약없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호텔 관계자는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은 만큼 정부와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애초 기대했던 거리두기 완화가 더 늦춰지면 타격과 혼선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외식업계도 속상함이 역력하다. 달라지는 것 없이 기존과 거리두기 방침이 유지되는 것이라지만 그만큼 허탈함도 큰 것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방침을 존중한다”면서도 “비록 일주일 연기지만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실망과 속상함도 크다”고 말했다.

특히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우려가 큰 상황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버텨왔지만 한계에 직면한 소상공인이 많다는 것이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7월이 되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허탈감으로 바뀌어 버렸다”며 “일주일 뒤 또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야말로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는 이날 오후 잇따라 7월 거리두기 완화 지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과 25개 구청장들이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엄중하고 위중한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즉시 적용하는 것이 더 큰 혼란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