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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도로 펄펄 끓는 캐나다…100년 만의 폭염에 최소 69명 사망

입력 | 2021-06-30 19:48:00

2021년 6월 29일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캐나다. © AFP=뉴스1


기록적 폭염이 북미 대륙 서부 지역을 강타한 가운데 캐나다 밴쿠버에서 하루 동안 최소 69명이 사망했다고 당국이 발표했다.

6월 29일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연방경찰(RCMP)은 이날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인근 지역에서 하루 동안 이 같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RCMP 측은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층이거나 기저질환자였지만 더위도 사망 원인의 하나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 보고되는 사망은 보통 나흘간 130건이지만 6월 25~28일 보고된 사망 건수는 233건에 달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기온은 기상 관측 이래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리턴 지역의 6월 28일 온도는 섭씨 47.9도였는데 6월 29일 오후엔 48.9도를 넘겼다. 기존 최고 기록은 46.4도였다. 일부 지역 교육청은 폭염으로 학교 수업을 취소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중단된 곳도 있다.

심각한 더위는 지난주 미국 서부 남쪽에서 시작한 뒤 북쪽으로 이동했다. 미국 포틀랜드와 시애틀도 6월 28일 온도가 각각 46.6도, 42도까지 올라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 같은 폭염은 1800년대 후반 기상 관측이 시작된 후 10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지역의 ‘살인 더위’가 열돔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열돔은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지열로 데워진 공기가 한 곳에 머무는 현상을 말한다. 캐나다 환경부 선임 기후학자인 데이비드 필립스는 뉴욕타임스에 “한여름도 아닌 이른 시기에 강도 높은 폭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데는 지구 온난화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