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판 커진 위성인터넷시장… 머스크 “34조원 투자”

입력 | 2021-07-01 03:00:00

MWC2021 기조연설서 밝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1’에서 화상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머스크는 우주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최대 300억 달러(약 34조 원)를 투자하고, 8월부터 글로벌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사진 출처 MWC 트위터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위성을 이용한 우주 인터넷 프로젝트 ‘스타링크’에 최대 300억 달러(약 34조 원) 투자를 공언했다. 8월부터는 전 세계에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위성인터넷으로 국가를 초월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통신서비스가 가시화되면서 전 세계 이동통신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1’ 화상 기조연설에서 “스타링크에 200억∼3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8월에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링크는 머스크 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사업부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고도 1500km 이하 저궤도 중 550km 구간에 구축한 통신위성을 활용해 지상 이용자들과 인터넷을 주고받는 서비스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말 기준 1176개 위성이 스타링크 서비스에 사용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위성이 1만1943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현재 6만9000명 수준인 스타링크 가입자가 1년 안에 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현재 시범서비스 지역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한국에서도 직접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농촌 지역 등 사각지대를 없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한룡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스타링크 시범 서비스 가격이 월 99달러이고 속도는 50∼150Mbps(초당 메가비트)”라며 “미 도심 평균 인터넷 이용료가 79달러, 속도는 135Mbps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스타링크 서비스가 점차 완성도를 높여가면서 전 세계 이동통신사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할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스타링크처럼 저궤도 통신위성을 활용해야 하는 6세대(6G)의 경우 스타링크와 직접 경쟁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기대에도 불구하고 위성인터넷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각국의 통신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고, 경쟁적으로 저궤도 인공위성을 발사하면서 우주에서 위성끼리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2028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통신에서 위성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통신 주도권 선점을 위한 위성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스페이스X의 뒤를 따라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준비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 우주개발기업 원웹은 2022년부터 전 세계에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252개의 위성을 우주에 배치해 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우주 인터넷용 위성 3236개를 저궤도에 쏘아 올려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이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6G 개발 과정에서 위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G 지상-위성 통합망 구축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2031년까지 총 14개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했다. 또 통신위성 등 6G 관련 전략기술에 2025년까지 2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