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법원에 수개표 실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경욱, 차명진 전 의원 등 25인은 21대 총선에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대법원에 선거무효소송을 제출했다. 2020.6.30/뉴스1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선거 무효 소송을 시작으로 지난해 4·15 국회의원 총선거와 관련해 제기된 소송 재판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민 전 의원 사건 이외에 총 4건의 사건이 본격적인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
대법원은 국민의힘 소속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 홍인정 은평구갑 당협위원장, 장동혁 대전시당위원장, 이국영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 4인이 각각 제기한 선거 무효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지정했다고 1일 밝혔다. 4·15 총선 관련 125건의 선거 무효 소송 재판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소송은 ‘접수 180일 이내’ 선고를 해야하지만 올 4월에야 민 전 의원 관련 사건의 첫 변론기일이 열리는 등 진행이 늦어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대법원이 진실을 규명할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전 위원장이 청주시 상당구 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한 선거 무효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 심리로 지난달 3일 진행됐다. 이어 윤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재검표 기일을 지정해달라”는 신청을 했다. 4·15 총선에서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약 3000표 차이로 패배한 윤 전 위원장은 청주지법에 보관 중인 투표용지 재검표를 위한 증거보전신청을 해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이 명예교수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낸 선거 무효 소송의 첫 변론기일도 이달 8일 열린다. 이 명예교수는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 등 정당의 범주에 들 수 없는 비례위성정당이 참여한 국회의원 선거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민 전 의원 측의 요청으로 지난달 28, 29일 진행한 인천 연수구을 투표용지 재검표 결과 ‘사전 투표 조작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투표관리관 직인이 제대로 찍히지 않은 투표지 등 무효표가 279표 발견됐다. 당선자인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 전 의원의 표차가 279표 줄어든 것이다. 민 전 의원 측은 인천지법에 보관된 투표용지가 원본인지 확인하는 감정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