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리 주민들이 해군과 해경의 도움으로 6월 14일 코로나 19 백신인 ‘얀센’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뒤 마을 이장인 조상일 씨가 고개를 떨구고 생각에 잠겨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남 진도군 가사도 궁항리 이장인 조상일 씨(76)가 1일 아쉬운 듯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 시행 첫날인 이날 동네 주민 7명과 점심으로 콩국수를 먹던 조 씨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조 씨는 올 여름 수도권에 흩어져 사는 다섯 자녀를 보러 갈 계획이었다. 5월에 화이자 백신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조 씨는 “내가 코로나19를 옮아오면 섬사람들도 위험해진다는 생각에 애들 보러 간 지 2년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교사인 자녀 둘이 잔여 백신을 접종해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마음 놓고 자식들을 만날 계획에 들떴지만 그는 “당분간 확산세를 지켜 봐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30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리 주민들이 해군과 해경의 도움으로 6월 14일 코로나 19 백신인 ‘얀센’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뒤 마을앞 정자에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백신 접종자로 1일부터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아내와 산책에 나선 김 씨는 주택가를 벗어나 인적이 전혀 없는 개천가에 도착하고 나서야 조심스레 마스크를 벗었다. 최근 지인의 확진 소식까지 들어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59세인 아내도 접종 일정이 확정돼 다행”이라며 “이번 추석에 장모님은 화이자, 저는 아스트라제네카, 아내는 모더나를 맞아 온 가족이 접종 완료자로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2층짜리 카페를 운영하는 고장수 씨(44)는 날로 복잡해지는 방역 수칙을 손님들에게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 백신을 접종했다 하더라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는데 이날도 “나 백신 맞았어”라며 마스크를 벗고 있는 손님이 있었다고 한다. 지난달 31일에는 거리두기 개편안의 갑작스런 유예 소식을 들었다. 그는 “늦은 밤에 간식을 사가는 손님들이 있어 근무 시간도 조정하고 재료도 더 샀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자가 늘고, 방역 상황이 호전되면 다가올 여름 매출이 회복되리라 기대 중이다. “손님들께서 카페로 ‘북캉스’ 오실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만 마스크는 꼭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수도권 거리 두기 개편안 적용 여부는 다음주에 발표될 전망이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수도권 지자체와 논의를 거쳐 다음주 중반 경 개편안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은 7일까지 기존과 같이 식당·카페 영업 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되고, 4명까지 사적 모임이 허용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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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