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전면 샤오캉(모두가 풍족한 삶)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 뉴스1
● 마오처럼 망루 올라 “위대한 중국” 포효
그는 공산당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중화민족을 이끌어 100년이 흐른 지금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며 “쓰라린 희생은 새로운 하늘에서 해와 달을 빛나게 한다”는 마오의 시(詩) ‘샤오산에서’도 인용했다. 이날 인민해방군 의장대도 마오의 유해가 안치된 광장 남쪽의 마오쩌둥기념관 쪽에서 인민혁명 기념탑을 거쳐 시 주석이 있는 톈안먼 망루 쪽으로 행진했다. 시 주석이 마오급 절대 권력자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념식을 내내 생중계한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 또한 패기와 자신감으로 가득한 젊은 당원들을 자주 비췄다. 일각에서는 이날 청년들의 일사불란한 모습이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를 지지했던 ‘홍위병’을 연상시킨다는 평까지 내놓고 있다. 시 주석 또한 젊은층의 지지를 업고 내년 10월 20차 당 대회를 통해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대만 통일’에 7만 명 기립박수
시 주석은 또한 “공산당을 중국 인민과 분리하고 대립시키려는 시도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9500만 중국 공산당원과 14억 중국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자신을 ‘대통령(president)’ 대신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부르며 공산당과 중국인을 구별해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이날 기념식에 참가한 군중은 1951년 베이징 선농단 체육관에서 열린 공산당 30주년 기념식(4만 명)을 넘어서는 최대 인파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만이 입장이 허용됐고 대부분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중국 내부와 국제사회를 향해 코로나19를 이겨냈음을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행사를 개막을 선언하자 국가(國歌)인 인민해방군가를 합창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 등 최고지도부가 대거 참석했지만 건강 이상설이 나도는 장쩌민(江澤民·95)전 주석은 없었다.
● 대만-日 “우려” vs 북-러 “지지”
대만은 시 주석의 노골적 통일 언급에 거세게 반발했다.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1일 성명을 통해 “중국이 일당독재 체제하에서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인권과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대만 민의를 존중하라”며 ‘하나의 중국’은 중국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며 2300만 대만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역시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지배 등 국제사회의 보편 가치는 중국을 포함해 어느 국가에서든 보장돼야 한다. 중국 해경국 소속 선박들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일본 영해에 잇달아 침입하는 것도 유감”이라고 가세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축전과 화환을 보내 “중국 공산당에 대한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비방 중상과 압박은 단말마적인 발악”이라며 “새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중국 인민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다. 조선(북한) 노동당은 중국 공산당과 굳게 단결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조중(북-중) 친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성명을 통해 “중국이 국제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치하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