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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가 떴다고? 미술품 재테크에 눈뜬 개미 투자자들

입력 | 2021-07-01 23:32:00


뱅크시(Banksy)는 ‘그래피티 아트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유명 작가이지만 그의 실제 얼굴이나 본명은 철저히 비밀에 싸여 있다. 다만 198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로 꼽히는 키스 해링(Keith Haring), 그리고 ‘검은 피카소’라는 이명을 가진 장 미쉘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경매에 낙찰된 자신의 작품을 분쇄기로 갈아버리는 등의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종종 선보인다는 점 등이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기본이 ‘억’ 단위(원화 기준)로 거래된다.

 

뱅크시(Banksy)의 ‘Choose Your Weapon (Bright Purple)’과 ‘Bankquiat (Grey)’ (출처=테사)


위와 같은 정보는 대개 예술에 관심이 많거나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오고 가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주식이나 채권, 암호화폐에 이어 미술품까지 효율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술품 분할 소유권 재테크 플랫폼이 등장, 소액으로 미술품 재테크(아트테크)가 가능해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예술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도 유명 작가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 미술품 애호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작가와 작품의 예술적인 의의보다는 해당 작가 작품의 평균적인 거래량이나 경매 유찰률, 거래가, 희소성과 같은 ‘투자가치’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미술품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작가와 작품을 보는 관점도 달라진 것이다.

테사(TESSA)는 이러한 미술품 재테크 시장의 변화를 대표하는 모바일 앱 기반 플랫폼이다. 테사는 이른바 ‘블루칩’으로 통하는 유명작가의 작품을 해외 경매장에서 매입, 소유권 분할 방식으로 테사 회원들에게 판다. 공모 시에는 단돈 천원만 가지고 있어도 작품의 일부 소유권을 살 수 있다. 지난 6월 18일과 23일 테사에서 공모한 뱅크시의 작품이 공모 3분 만에 모든 소유권이 판매 완료되는 등 투자자들은 대단히 적극적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 분할 소유권 거래의 보안성과 투명성도 확보했다.

이렇게 테사 플렛폼에 등록된 작품은 일정 기간을 거친 후 다시 경매를 통해 외부에 팔린다. 그 사이의 기간 동안 회원들은 테사 앱 내의 마켓을 통해 자신이 가진 작품의 부분 소유권을 마치 주식처럼 사거나 팔면서 중간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테사를 통해 매각을 마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들 (출처=테사)



작년 4월에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한 테사는 뱅크시 외에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줄리안 오피(Julian Opie), 제프 쿤스(Jeff Koons), 데미안 허스트(Damian Hirst) 등의 작품을 도입했으며, 그중 매각이 완료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두 점은 각각 17.97%, 18.64%의 매각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테사는 작품 거래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 외에 투자 관점에서 보는 해당 작가 및 작품에 대한 자세한 소개 페이지를 제공하며, 오프라인에서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도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컬렉터’층으로 한정되던 미술품에 대한 관심을 보다 폭넓은 계층으로 넓히고자 하는 의도다. 

테사의 김형준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미술 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참여하길 원한다”며 “테사는 실물자산의 디지털화를 통해 투자의 개념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