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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차별 논란 골든글로브, 이제 외국어영화도 작품상 오른다

입력 | 2021-07-01 23:40:00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존폐 위기에 몰렸던 미국 골든글로브가 외국어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작품상 후보에 포함한다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이 같은 내용의 새 규정 사항을 공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기존에 영어로 된 작품만 대상으로 해온 작품상에 영어가 아닌 언어의 영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도 후보에 오를 수 있게 됐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 측은 “올해 가이드라인을 재검토하고 업계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서 영화들이 마땅한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접근 방식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며 “언어는 더 이상 최고로 인정받는 것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면서 논란과 비판이 거세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골든글로브는 작품 속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에는 외국어영화상 부문으로 분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미나리’는 미국 감독인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이 연출했고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한 영화임에도 주인공들이 주로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하고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 미국 영화계에서는 골든글로브의 이 같은 기준을 거세게 비판하며 항의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또 부정부패 의혹부터 인종, 성차별 논란까지 이어졌다. 톰 크루즈, 스칼릿 조핸슨 등 할리우드 배우들은 공개 비판에 나섰고 워너브러더스, 넷플릭스, 아마존 등은 보이콧을 선언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매년 방송해온 NBC 방송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내년 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는 선물 금지 등 윤리 행동 강령을 개정하고 회원에 대한 다양성 및 형평성 교육 완료 등 조직 개혁에 대한 내용도 발표했다.

협회는 “개혁안을 통해 다양하고 책임감 있는 투명한 협회를 만드는 데 전념할 뿐만 아니라 골든글로브를 통해 모든 영화와 예술에 대한 문화적 이해와 적절한 인정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함께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시상식이다.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먼저 진행돼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