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사퇴후 전화 꺼놓고 고심…권영세 “다음주중 접촉해볼 생각” 崔지지자들 출마촉구 릴레이 집회…일부선 “이르면 중순경 출마선언” 윤석열, 페북에 순직 소방사 추모 글…“내가 가야할 길 또다시 명확해져”
대선 출마를 고심 중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사진)이 최근 한 야권 인사에게 “고민할 시간을 달라”며 “먼저 한 번 찾아뵙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사표를 낸 데 이어 최 전 원장도 이르면 다음 주 야권 인사들과 접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져 야권이 대선 경선 구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이준석, 당 원로들에게 “崔 입당 설득해달라”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사의 표명 이후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은 채 대선 출마에 대한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고민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최 전 원장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최 전 원장의 죽마고우인 강명훈 변호사는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먼저 말하기 전에는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5일에는 최 전 원장 지지자들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이 집회는 부산 대구 광주 경북 등 전국에서 잇달아 열려 15일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시점과 맞물려 최 전 원장이 이르면 이달 중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전 총장이 아직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최 전 원장이 먼저 입당하면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지층에게 어필하는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당내에 계파가 없는 상황이라 먼저 입당하는 후보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원들이 누가 본선 경쟁력이 높은지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최 전 원장이 먼저 조언을 구해올 경우 돕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한다. 다만 정 전 의장은 일각에서 나온 ‘개헌 연대’ 가능성에 대해 “(개헌 같은) 다른 이슈로 정권교체라는 목표가 희석되는 건 나도, 누구도 원치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최 전 원장 측도 개헌론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 尹 “어떤 비난·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겠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윤 전 총장은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저녁 페이스북에 최근 울산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 노명래 소방사에 대해 “청춘들이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안타까운 모습에 한없이 작아지는 저 자신을 느낀다”며 “제가 가야 할 길이 또다시 명확해진다”고 썼다.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윤 전 총장은 1일 별도 공개 일정 없이 앞으로 진행할 민심투어에서 만날 인물들에 대한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 민심투어는 방문 장소보다는 누구를 만날지에 무게를 두고 3, 4시간씩 충분히 얘기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