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7.2/뉴스1 © News1
코로나19가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해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 해답은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것인데 접종계획은 이달 말에 몰려있어 한 달 간의 공백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향후 방역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26명이다. 이는 869명의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7일(0시 기준) 이후 176일 만에 최다 규모다.
확산세가 가팔라진데는 델타 변이가 수도권에서 빠르게 유행하고 있는 것은 물론, 활동량이 높은 젊은층의 감염 비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세대는 백신 접종 계획상 아직 본격적으로 접종이 시행되지 못해 확산세가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달 전체 확진자 중 91%는 백신 미접종자였다.
문제는 이번 달 백신 접종 계획이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55세에서 59세까지는 12일부터, 50세에서 54세까지는 19일부터 일주일 동안 예약을 받는다. 접종은 각각 26일과 다음달 9일부터 시작된다.
젊은층이라고 할 수 있는 고3 학생들은 이달 19일부터 고등학교 교직원들과 함께 화이자 백신을 맞으며, 이후 28일이 돼야 어린이집부터 초중학교 교직원들의 접종이 시작된다.
40대 이하 국민은 8월 중순부터 접종이 시작되는데 조금 더 당겨질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빨라지고 있는 델타 변이의 유행을 감안하면 접종 속도를 두고 애가타는 것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최대한 방역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발빠른 역학조사로 감염 고리를 빠르게 끊어내는 것이 유일한 대책인데 역시나 암초는 델타 변이다.
델타 변이 감염자가 나온 경기도 영어학원발 집단감염자는 1일 기준 242명이다. 일단 폭발적인 확산세는 잡았지만 여전히 전파 우려는 남아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마포구 음식점과 영어학원 집단감염에서 외국인 강사와 역학적 관련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는데, 클럽과 주점을 교차로 이용한 사람들의 PCR 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밀접 접촉자들이 적극적인 검사에 나서지 않고 지역사회에 숨으면서 일각에서는 지난해 이태원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당시에도 이태원 클럽과 주점을 방문했던 사람들이 가깝게는 경기도와 멀리는 제주도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전국적 유행이 일었다. 인천에서는 한 사람의 방역 방해로 7차 감염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델타 변이가 수도권 방역망을 뚫었다는 점도 우러스럽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80% 가량이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는데, 전파력이 훨씬 강해진 델타 변이로 인해 집단감염의 발생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2차 접종 간격을 4주로 좁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백신 접종 완료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 정부의 입장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기존 계획대로 접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짜놓은 계획을 바꾸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접종 간격은) 8주에서 12주를 권고하고 있다”며 “권고 기간을 단축하는 것에 대해서 (예방접종)위원회에서는 검토를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로서는 방역 수칙을 완화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는 당분가 계속 유예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거리두기 단계를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역 당국은 주말 상황을 보고 다음주 거리두기 적용 여부를 다시 따져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확산세에서 새 거리두기를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도 새 거리두기 시행은 이르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델타형 바이러스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여름철 대규모 확산세가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많은 전문가들이 아마 2~3주는 지나야 지금 상황이 안정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1주일 유예 조치는 부족하다는 뜻을 시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