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동작구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방문해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와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캠프 제공/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르면 이번 주말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만나 입당 여부 및 시기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도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 현장을 찾아온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잘 부탁드린다. 식사 한 번 꼭 하자”며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사이의 접점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권 위원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달 중순 전에는 윤 전 총장과 만나볼 생각”이라며 “입당이 본인에게도, 우리 당에도 좋다고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르면 4일 두 사람의 회동이 성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달 중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전격 입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민의힘도 당 밖 주자 영입을 위한 물 밑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연일 공개적으로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입당이 늦어질수록) 1초마다 손해보고 있는 것”이라며 “장외에서 시간을 보내며 중도층에 대해 확장을 하는 것은 여의도 문법이고 국민들은 아무도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국민의힘을 싫어하는 지지층을 다소 끌어안고 있다 하더라도 어차피 입당할 거면 그때 흩어질 것 아니냐”며 “(입당 시기를) 늦추는 것과의 개연성은 떨어진다”고 압박했다.
당원 50%, 국민 50%로 정한 대선 후보 경선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주저하는 게 아니냐는 당 안팎의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뉴스1 인터뷰에서 “룰 때문에 유리하면 달려들고 아니면 말고 라는 식으로 국민이 싫어하는 간 보기 하면 실시간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후보끼리) 합의해야 하는데 모두에게 축복인 룰 변경은 없다. (합의가) 안 되면 원안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비공개로 서울 동작구에 있는 김영삼 대통령(YS) 기념도서관과 서울 마포구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을 잇따라 방문했다. 윤 전 총장은 YS 기념도서관에서 YS의 차남 김현철 씨와 30분간 대화를 나누며 “김 전 대통령이 그토록 지키고자 애쓰셨던 민주주의가 다시는 반민주, 반법치 세력에 의해 유린되지 않도록 수호하는 것이 우리 후대의 책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기념재단 방명록엔 “과학기술과 수출입국의 길을 제시하며 부국강병과 고도성장의 기반을 구축하신 박정희 대통령님의 선견지명과 나라사랑의 마음을 따라 국민과 함께 번영의 미래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이날 행보는 윤 전 총장이 출마 선언문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