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중하 지음·시인동네
내게 머물다가 떠나버린 것들을 기억한다. / 한낮의 햇볕 속에서 나를 어루만지던 손과 내게 깊숙이 몸을 묻던 여름의 향기들. 꽃을 들고 다니던 소녀 소년들. 그 곁을 뛰어다니던 강아지들. // 성인이 된 몸이 무너져 내려도 다시 빚어주는 손이 좋았다.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부드럽게 나를 핥아주는 바다의 푸른 혀…(‘여름날의 향기’ 중)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기꺼이 세상과 불화하는 여성의 감수성이 담긴 시인 황중하의 첫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