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보다 미래 먹거리 중요… 文정부 부동산 역할 다했나 의구심 검찰의 조국 수사 지나쳤지만 유죄 확정되면 가족도 책임져야… 日 또 독도도발, 올림픽 보이콧을” 윤석열 장모 법정구속에 “사필귀정”, 여배우 스캔들 논란엔 “그 얘긴 됐다”
목포 김대중 기념관 찾은 李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가 2일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이 지사는 “걸출한 정치인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체온과 정신을 느끼기 위해 기념관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목포=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에 대해 “(대선의) 제1공약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기본소득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다. 또 이 지사는 내년 대선의 정책 분야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비(非)필수 부동산에 대해서는 세금폭탄 이상의 강력한 징벌적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李 “기본소득보다 일자리, 미래 먹거리가 중요”
이 지사는 2일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 정책과 관련해 “제1의, 가장 중요한 공약이라고 말씀드릴 순 없다”며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공정성 회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대대적인 국가 투자를 통해 산업경제 재편을 일궈내고 새로운 산업 영역을 개척해 일자리,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기본소득은 약간 뒤로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가 공개적으로 기본소득의 후순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런 변화는 기본소득 재원과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도 “(기본소득은) 획기적인 새로운 정책이기 때문에 일시에 전면 도입하는 것은 우려가 있고 재원 부족 문제가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지사는 전날 출마선언문에서도 기본소득은 한 차례만 언급했다. 그 대신 이 지사 측은 앞으로 불평등·불공정 해소를 위한 제도적 방안과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전환 인프라 구축 등 성장 정책에 더 비중을 둘 계획이다.
○ “실거주 1주택에는 혜택 더 줘야”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지사는 “국민 모두가 부동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고 정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는지 의구심을 갖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만 먹고, 정확한 정책과 강력한 의지 그리고 신뢰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집값을 적정하게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이 지사는 “비필수 부동산의 경우 불로소득이 불가능하도록 세금을 강화해야 한다”며 “다만 실제 거주용, 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조세, 금융의 이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용 1주택에 대해서는 세제, 금융 혜택을 더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수요는 규제를 풀어주고, 투기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이 지사는 “부담제한총량 유지 또는 강화의 원칙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지사는 국가가 부동산 시장에 직접 개입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구상도 밝혔다. 이 지사는 “주택관리매입공사(가칭)를 만들어 (주택 가격) 하한선을 받치고 강력한 금융조세 정책, 거래제한 정책으로 상단을 유지하면서 중간에서 시장가격이 형성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택관리매입공사를 통해 집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 주택으로 내놓고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면 매입한 주택을 시장에 공급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지만, 정부의 직접 개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尹 장모 법정 구속에 “사필귀정”
이 지사는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과연 정도를 지켰느냐,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분명히 지나쳤고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피의사실 공표로 엄청난 마녀사냥을 했다”고 했다. 다만 이 지사는 “‘윤석열 검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직자는 털어도 먼지가 안 나도록 준비해야 된다”고 했다. 이어 “만약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조 전 장관 가족도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 씨(74)가 이날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데 대해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그는 “(장모가) 같이 범죄적 사업을 했는데 이분(장모)만 빠졌다는 게 사법적 정의의 측면에서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윤 전 총장도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프실 텐데 잘 대응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