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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화 대신 하이힐 신고 행진”…우크라이나 여군 열병식 논란

입력 | 2021-07-04 16:23:00


다음달 옛 소련에서 독립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을 기념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여군에게 군화 대신 하이힐을 신고 행진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여군을 성적 대상으로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2일 국방부는 여군이 검은색 구두를 신은 채 열병식 훈련을 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다음달 24일 열병식에서도 같은 복식을 입히겠다고 밝혔다. 하이힐 또한 군이 허용한 복장 중 일부라고도 했다.

여론은 “여군을 눈요기로 삼으려 한다”며 비판 일색이다. 퇴역 군인 마리아 베를린스카는 “여군이 하이힐을 신고 열병식을 하는 것은 관람석의 나이 든 관료들을 성적으로 자극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시사평론가 비탈리 포트니코프 역시 “하이힐을 신고 퍼레이드를 한다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며 일부 관료가 중세시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일갈했다. 야권을 비롯해 많은 국회의원들은 안드리 타란 국방장관이 계획을 철회하고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약 3만1000명의 여군이 있다. 특히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전격 합병한 후 러시아로의 합병을 주장하며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부 지역에만 약 1만3500명이 복무 중이다. 하이힐 열병식은 생사를 오가는 전쟁터에서 남성 군인 못지않게 열심히 싸우는 여군의 존재 가치를 무시한 계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