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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명 탑승’ 필리핀 군용기 충돌사고…“최소 17사망”

입력 | 2021-07-04 17:21:00


92명이 탑승한 필리핀 군용기가 4일 남부 술루주(州) 졸로섬에서 착륙 중 충돌을 일으켜 현재까지 최소 17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지역은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이슬람 무장조직 ‘아부사야프’의 근거지인데다 사고 당일 비까지 내려 원인을 둘러싼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날 오전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출발한 군수송기 ‘C-130’이 정오 직전 졸로섬에 착륙을 하려다가 충돌 사고를 냈다. 키릴리토 소베자나 합참의장은 “수송기가 활주로를 벗어났고, 동력을 다시 모으려고 했지만 실패해 충돌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약 40명을 구조했다”며 “구조대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망자는 대부분 불타는 비행기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탑승자의 생사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C-130’는 군 병력 및 보급품을 수송하는 데 주로 쓰이는 비행기다. 탑승자 대부분은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테러퇴치 작전에 배치될 예정이었던 군인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아부 사야프’는 사고 장소 인근 산악지대에서 수년 간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 왔다. 이들은 외국인을 납치해 비싼 몸값을 요구하고, 기간시설 폭파 등의 범행을 자행해 테러단체로 지정됐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