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DB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에 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뛰어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지사가 “점령군이 맞다”며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자, 윤 전 총장이 “셀프 역사 왜곡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강하게 비판한 것. 윤 전 총장이 이 지사 ‘직접 때리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사는 1일 출마 선언 당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미 점령군과 합작해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3일 페이스북에 “승전국인 미국 군대는 패전국인 일제의 무장해제와 그 지배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했으므로 점령군이 맞다. 이는 많은 역사학자들이 고증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기 전 미군정기의 해방공간에서 발생했던 일을 말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 캠프 대변인단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역사인식 부재라고 마타도어를 하기 전에 본인들의 역사지식 부재부터 채우는 것이 어떨지 제안한다”며 야권의 비판을 “의도적으로 왜곡된 해석”이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4일 페이스북에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 세력의 차기 유력 휴보인 이 지사도 이어받았다”며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다. 이 지사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은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며 “국정을 장악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다음 정권까지 노리고 있는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지향하고 누구를 대표하고 있는거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충격”이라고도 했다.
여권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이 지사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앞서 2일 “민주당 대통령들은 단 한 번도 이런 식의 불안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며 이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겨냥했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