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퇴치작전 투입… 자국 남부 홀로섬 착륙하다 충돌 정확한 사고 경위 밝혀지지 않아 50명 구조… “추락전 병사들 뛰어내려”
‘필리핀 軍 수송기 추락’ 처참한 사고현장 4일 필리핀 남부 홀로섬 산악지대에서 추락한 군 수송기 ‘C-130H 허큘리스’의 모습. 동체의 절반 이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잿더미만 가득해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96명이 탑승한 이 비행기의 추락으로 현재까지 4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고 현장이 접근이 쉽지 않은 밀림 지역에 위치해 난항을 겪고 있다. 홀로=AP 뉴시스
이날 오전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출발한 군수송기 ‘C-130H 허큘리스’는 정오 직전 460km 떨어진 홀로섬에 착륙을 하려다 산악지대에 추락했다. 홀로섬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약 950km 떨어져 있다.
키릴리토 소베자나 합참의장은 “수송기가 활주로를 찾지 못했고, 동력을 다시 모으려고 했지만 실패해 추락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공군 관계자는 AP통신에 “홀로섬의 활주로가 필리핀 대부분의 활주로보다 짧다”며 한 번 착륙 지점을 놓치면 안전한 재착륙을 시도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추락한 기종 비행기의 일반적인 모습. 홀로=AP 뉴시스
C-130H 허큘리스는 군 병력과 보급품을 수송하는 데 주로 쓰인다. 사고 비행기는 1988년 취항했다. 필리핀에서는 1993년에도 공군 소속 ‘C-130’ 수송기가 추락해 30명이 사망했다.
탑승자 대부분은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테러 퇴치 작전 투입을 앞두고 있던 군인들로 알려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무슬림 테러단체 ‘아부사야프’는 사고 장소 인근 산악지대에서 수년간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 왔다. 이들은 외국인을 납치해 비싼 몸값을 요구하고 기간시설 폭파 등을 자행해 필리핀과 미국으로부터 테러단체로 지정됐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