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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만끽하는 법” [정미경의 이런영어 저런미국]

입력 | 2021-07-05 03:00:00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FL-TF1’ 구조대. ‘FL-TF1’은 9·11테러,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대형 사고 현장에 투입됐던 최정예 구조대다. 사진 출처 CNN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아파트 붕괴 사고 열흘이 지났지만 구조 작업에 별다른 진척이 없습니다. 원인 규명에도 시간이 걸릴 모양입니다. 안타까운 사고 현장을 들여다보겠습니다.

△“She lives life to the very fullest.”

사고 아파트에 한 부부가 살았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남편은 다른 지역에 출장을 가 있었습니다. 집에 있던 부인과 통화하던 중 건물이 붕괴됐습니다. 아내가 살아있기만을 바라는 남편은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는 인생을 가득하게 살아온 여자다.” ‘live life to the fullest’는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만끽하다’라는 뜻입니다. 미국 장례식에 가면 추모사에서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추모사일 때는 물론 과거형 동사를 쓰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유명한 말 “카르페 디엠”처럼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라”는 의미의 격언으로도 많이 씁니다.

△“The TV doesn’t do it justice.”

TV 화면에서 보는 사고 현장은 끔찍했습니다. 실제 사고 현장에 가면 TV 화면에서보다 더 혼란스럽고 아수라장이겠죠. 사고 현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TV가 정의를 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보면 피해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TV에 등장하는 여자 연예인에 대해 “화면발을 받지 않는다”라는 말을 종종 하죠. 실물보다 TV 화면에 덜 예쁘게 나올 때 “The TV doesn’t do her justice”라고 합니다. ‘화면’이 아닌 ‘사진’일 경우는 ‘TV’ 대신 ‘picture(또는 photo)’라고 하면 되겠죠.

△“We’re due for a real awakening.”

현재 진상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여러 원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습지를 매립한 곳에 세워진 건물로 지반 침하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마이애미 해변에는 사고 아파트 같은 건물들이 많다고 하죠. 바다 인근 건물이 인기가 높다보니 무분별한 개발 붐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한 전문가는 과열된 건설 경기에 대해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합니다. 언제 또 비슷한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는 것이죠. ‘be due for’는 ‘예정돼 있다’ ‘∼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