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맥콜오픈 이가영 꺾어
김해림이 4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의 축하 물 세례를 받고 있다. 전문 캐디 없이 2, 3라운드에서 하우스 캐디와 동행한 김해림은 이날만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이가영과 동률을 이뤘고 1차 연장 끝에 버디를 따내며 투어 통산 7승을 완성했다. KLPGA 제공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김해림(32·삼천리)은 두 주먹을 쥔 채 하늘을 올려봤다. 전날부터 호흡을 맞춘 골프장 소속 하우스캐디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전문 캐디 없이 우승이라는 이색 스토리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달걀 골퍼’ 김해림(32·삼천리)이 4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우승했다. 이날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김해림은 공동 선두 이가영(22·NH투자증권)과 1차 연장 끝에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따내며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함께 상금 1억4400만 원을 챙겼다.
2018년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이후 3년 2개월 만이자 투어 통산 7번째 우승이다. 올 시즌 12번째 대회 만의 첫 30대 선수 챔피언이 됐다. 김해림은 과거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매일 달걀 1판(30개)씩을 챙겨 먹으며 ‘달걀 골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공교롭게 치킨 회사가 주최하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대회 3연패(2016∼2018년)를 하기도 했다.
김해림은 이번 대회 전담 캐디 없이 경기를 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1라운드 때는 캐디 없이 원격조종 기능이 탑재된 전동 카트에 골프백을 싣고 혼자 경기를 했고 2, 3라운드에서는 비가 내리며 하우스캐디를 쓰긴 했지만 볼이나 클럽을 닦거나 이동을 제외하곤 도움 없이 스스로 경기를 끌고 나갔다.
캐디가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실험을 해본 것. 동시에 일주일에 100만 원이 넘는 캐디 피가 부담스러운 후배들에게 선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대회 뒤 김해림은 “일부 전문 캐디들이 돈 벌려는 목적으로 나온 것 같아 화가 났다”며 뼈 있는 발언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평소 손발을 맞추던 일본인 캐디가 향수병을 호소하면서 헤어진 김해림은 “(전문 캐디를) 좀 더 신경 써서 신중하게 선택할 생각이다. 여건이 안 되면 혼자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1라운드 전날 금이 가득한 곳에 들어가 모두 갖는 기분 좋은 꿈을 꿨다는 김해림은 통산 10승을 목표로 언급했다.
시즌 6승에 도전했던 박민지(23)는 2라운드까지 2오버파 146타를 기록해 1타 차로 컷오프됐다. 박민지의 시즌 두 번째 컷 탈락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