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12.21/뉴스1 © News1
과거 음주운전 범죄 전력이 있는 국가유공자를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한 국립묘지 관리소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A씨가 국립4·19민주묘지관리소장을 상대로 ‘국립묘지 안장 비대상자 결정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60년 4·19 혁명에 참여한 이후 혁명공로자로 인정받아 2010년 건국포장을 받았고 그해 국가유공자로 등록됐다.
국립4·19민주묘지관리소는 국가보훈처 소속 국립묘지안장대상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의뢰했고 심의위로부터 ’A씨가 음주운전 전력이 있어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해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통보받았다.
심의위 의결에 따라 국립4·19민주묘지관리소는 지난해 6월 A씨에게 ’국립묘지 안장 비대상‘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자신에게 내려진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지난해 9월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1981년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친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심의위가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를 심의하는 데 있어 대상자의 범위나 심의기준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국립묘지 자체의 존엄을 유지하고 영예성을 보존하기 위해 심의위원회에 광범위한 심의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국립묘지법에 따라 국립묘지에는 국가나 사회를 위해 희생·공헌한 이들이 안장돼 그 정신을 기릴 수 있어야 하는데, A씨의 음주운전 범행은 사회적·윤리적 비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범행 당시 원고(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39%의 만취상태로, 당시 도로교통법상 허용한도(0.05%)보다 거의 8배나 높았다“며 ”사고 후 도주했고 피해자가 입은 부상도 전치 5주로 가볍지 않다“고 부연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음주운전 사건 이후 건국포장을 받고 국가유공자로 등록됐으며 오랫동안 국가나 사회를 위한 헌신했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재판부는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 요건을 갖춘 것일 뿐 영예성 훼손 여부까지 심사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