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현실에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 고(故) 이모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의 남편이 성역 없는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사건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중사의 남편 A 씨는 5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행동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제 식구 감싸기를 떠나 성역 없이 모든 부분에 대해 수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20전투비행단 내 2차 가해자들이 평소에도 부대 내에서 문제가 생기면 은폐하기 바빴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레이더가 안 좋으면 보고해야 하는데 보고를 안 하고 자체적으로 수리한다든가,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전했다.
앞서 국방부가 이 중사가 근무했던 20비행단과 15비행단 부대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그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응답한 인원이 최소 3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A 씨는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사임한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에 대해서는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고 책임을 져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A 씨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의 꾸준한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정의가 구현될 때까지 잊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지난 3월, 선임 장모 중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 당시 이 중사는 부대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오히려 상급자들이 장 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고 회유하는 등 2차 가해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