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방 업체 늘어 경쟁 치열해져… 임대만으론 우수 상점 유치 어려워 실패 사업자 재기 컨설팅 나서고… 주문-배달 빅데이터 분석해 제공
지난해 2월 문을 연 공유주방 위쿡 송파점에서 식품을 제조하고 있다. 위쿡 제공
민간 공유주방 산업이 단순 공간 임대업을 넘어 외식 사업자를 키우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공유주방은 조리 공간과 설비를 여러 외식, 식품제조 사업자가 나눠 쓰는 개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배달 문화 확산과 맞물려 빠르게 늘어났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문 시스템과 상권 분석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외식 사업자나 푸드 스타트업을 직접 육성하는 업체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첫 공유주방 업체인 위쿡이 대표적이다. 위쿡의 공유주방을 거쳐 간 외식, 식품제조 사업자는 현재 입점해 있는 275개 사업자를 포함한 565개에 이른다. 이렇게 쌓인 노하우로 위쿡은 최근 단순 공유주방 서비스에서 나아가 외식 사업자 육성에 나섰다. 실패한 사업자의 재기를 컨설팅하는 ‘위쿡 리스타트’ 시제품 개발 단계의 사업자를 지원하는 ‘위쿡 드라이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2012년 공유주방 사업으로 시작했다가 액셀러레이터로 사업을 확장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 ‘유니온키친’의 행보와 비슷하다. 위쿡 관계자는 “공유주방 설비는 물론이고 그동안 쌓인 요식업 데이터, 사내 식음료 전문가 등 다양한 자원을 동원해 외식업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선 대기업과 잇따라 손잡고 ‘푸드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GS리테일과 5개 푸드 스타트업을 선정해 12주간의 육성 과정을 거쳐 시장에 진출토록 하는 ‘넥스트 푸디콘(푸드+유니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롯데액셀러레이터와 푸드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 ‘미래식단’도 진행하고 있다.
공유주방 업체 관계자는 “공유주방 점포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단순한 주방설비 임대만으로는 우수한 입점 사업자를 유치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집계는 없지만 국내 공유주방 점포 수는 약 200개, 주방 수로 보면 2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고의 공유주방 점포 ‘도시주방 마포점’ 내 다이닝홀. 바로고 제공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