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주 800명대까지 치솟은 데 이어 주말 내내 700명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1년 만에, 일요일 확진자는 반 년 만에 최다 기록이었다. 델타 변이의 확산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사실상 4차 대유행이 코앞에 닥친 상황이다.
델타 변이는 세계 100개국에서 확인됐다. 해외 입국자를 통한 국내 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불과 두 달 전까지 1%도 안 됐던 국내 델타 변이 비중이 7%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현재 방역당국의 검사체계로는 이 변이의 감염 확인에 최대 1주일이나 걸려, 대응이 늦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자라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방역 피로감이 커지면서 경각심이 빠르게 풀어지고 있다. 실외는 물론이고 혼잡한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큰 소리로 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스라엘과 미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조차 델타 변이와 맞서기 위해 다시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는 마당이다. 접종률이 30%에 불과한 한국은 아직 경계심을 늦출 때가 아니다.
최근 한 주간 수도권 확진자는 하루 평균 569명으로 전체의 80%를 웃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수도권 방역이 무너지면 확산세가 전국으로 퍼지게 된다. 거리 두기 완화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식으로 결정돼선 안 된다. 과학적 데이터와 전문가 식견에 근거해서 고통스럽더라도 필요한 조치라면 과감하게 해야 한다. 지금은 성급하게 거리 두기를 완화할 때가 아니다. 모두가 다시 방역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