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를 특별 공급받은 공무원 한 사람당 5억20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어제 세종시 특공 아파트 2만5852채를 전수 조사한 결과, 분양가 대비 평균 2.8배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청약 점수를 계산하며 높은 경쟁률로 마음 졸일 때 공무원들이 ‘특공 재테크’로 불로소득을 얻은 것은 부당한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
경실련에 따르면 세종시 특공 아파트는 평균 2억9000만 원에 분양됐는데 5월 말 시세는 8억1000만 원이었다. 특공을 받은 전체 공무원의 시세 차익은 13조2000억 원에 달한다. 경실련은 “지난해 정부와 여당이 국회와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지 아파트 값이 폭등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설익은 세종시 천도론이 집값에 불을 붙였다는 뜻이다.
5월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의 세종시 신청사가 ‘유령 청사’로 남게 되면서 특공 문제가 불거졌다. 이전 대상이 아닌데도 새 청사를 짓고 특공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세종시는 물론, 전국 10개 혁신도시 곳곳에서 편법 특공 사례가 지적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혁신도시에서 1만1790명이 특공을 받았는데 실거주 여부는 파악하지 못했다. 취득세 감면 혜택을 누리면서 전매 제한기간에 집을 판 사례도 드러난 것만 301명에 달했다. 정부의 느슨한 관리가 공무원의 특공 재테크를 부추긴 모양새다.
세종시 특공은 어제 자로 폐지됐지만, 혁신도시 특공 제도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 혁신도시는 기반시설이 부족해 이전 정부 때 미분양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집값 폭등으로 특공이 특혜 성격을 갖게 된 곳이 적지 않다. 일반 국민들은 노부모나 다자녀와 함께 사는데도 청약 점수가 모자라 당첨에서 배제되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전수조사와 함께 특공 제도를 아예 없애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