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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변이 확산에… 이스라엘 ‘그린 패스’ 복원 검토

입력 | 2021-07-06 03:00:00

공공장소 출입 필요한 면역증명서
백신 접종률 증가에 지난달 폐지
파우치 “백신 맞아도 마스크 써야”
英은 확진자 급증속 규제완화 ‘역행’




전파력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미국 등 비교적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들도 방역의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4일 주례 각료회의에서 “코로나19 감염률이 계속 악화하면 ‘그린 패스’의 복원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그린 패스는 이스라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와 감염 후 회복자 등에게 발급했던 ‘면역 증명서’다. 공공장소에 출입하려면 이 증명서가 있어야 했다. 백신 접종 확대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자 이스라엘은 지난달 초 이 제도를 폐지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한동안 한 자릿수에 머물던 이스라엘은 지난달 15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감염자가 증가해 최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 안팎으로 치솟았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10월경부터 3차 ‘부스터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보건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4일 NBC 방송에 출연해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을 100% 막을 수는 없다”며 “백신 접종자라 해도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 산다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모든 성인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일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의무 접종 대상을 보건 종사자에서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반면 영국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가운데 19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방역 규제 대부분을 해제할 방침이어서 보건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4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9일부터 △의료시설 외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6인 이상 실내, 30인 이상 야외 모임 금지 해제 등이 적용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은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 명대에 이르는 등 백신 접종 초기이던 올해 1월 수준의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감염자의 대부분은 전파력 높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과학 자문위원회의 수전 미키 교수는 “(방역 규제 해제 방침이) 지역 감염을 촉발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양산 공장’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