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장소에서 순간적인 편안함이나 균형감을 포착해 화폭에 담아온 천창환 작가(35)의 개인전 ‘조여드는 낮’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아트스페이스 영에서 18일까지 열린다. 한강에 있는 다리를 아래에서 바라본 이미지를 담은 ‘성수대교’, ‘용비교’(사진)처럼 서울 도심의 풍경을 담은 그림을 포함해 모두 17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품들은 현실의 활력과 압박감이 뒤엉킨 풍경을 비튼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천 작가는 카메라로 풍경을 촬영한 후 이미지를 편집한다. 이렇게 작업한 사진을 보며 그림을 그린다. 천 작가는 “풍경에는 보는 이의 갖가지 생각이 덧입혀진다. 풍경은 말이 없는데 나는 듣고 있다고 착각하는지 모른다. 결국 실재하지 않는 삶의 무게를 공연히 버거워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건 일상의 무게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수행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붓질을 다르게 하고 색채를 여러 겹 덧입히는 작업을 통해 실체가 없는 생각을 점차 무너뜨린다”고 덧붙였다.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