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요추염좌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잦은 비에 지하철 통로와 계단, 에스컬레이터에 빗물이 마를 날이 없는 요즘이다. 출근길을 서두르는 발걸음에 직장인들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김 부장처럼 구두를 주로 신는 중년 직장인이라면 빗길 출근은 더욱 위험하다.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아픈 건 둘째 치고 창피함이 더 크다. 아무렇지 않게 자리부터 빨리 피하고 싶기 마련이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그제야 엉덩이부터 허리까지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엉덩방아를 찧게 되면 허리에 순간적으로 강한 충격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 주변의 인대와 근육 등이 손상되면 찌릿한 요통이 생긴다. 바로 ‘급성 요추염좌’다.
한방에서는 동작침법(MSAT)과 침치료, 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된 한방통합치료로 급성 요추염좌를 치료한다. 동작침법은 한의사가 환자의 경혈과 통증 부위에 침을 꽂은 상태로 환자의 수동·능동적 움직임을 유도해 근육을 풀어주는 응급침술이다. 동작침법의 요통 완화 효과는 진통제의 5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PAIN’에 게재돼 과학적인 효과가 입증됐다.
이어 통증 경감에 좋은 침치료와 함께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으로 주입해 손상 부위의 염증을 빠르게 없앤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틀어진 뼈와 경직된 근육을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로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위치를 바로잡아 척추와 주변 조직의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근육과 인대 강화에 효과적인 한약 처방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겨울에만 미끄러진다는 법은 없다. 비 오는 날 지하철 대리석 바닥은 미끄러지기 쉬운 최악의 장소로 변한다. 보폭을 평소보다 10% 줄여 종종걸음로 천천히 걷자. 특히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손잡이를 잡고 이동해야 한다. 미끄러졌다고 창피해서 급하게 일어나다 보면 다시 넘어질 수 있다. 마음을 진정하고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허리가 안 아픈 중년 직장인은 없다. 가벼운 요통이 중년의 허리에는 고통이다. 비 내리는 출퇴근길. 엉덩방아가 허리디스크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사고 예방은 기본이고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는 필수다.
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