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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잔여 화이자 백신 70만회분, 한국에 대여”

입력 | 2021-07-06 11:20:00

이스라엘-한국, 화이자 백신 스와프 체결
7월에 유통기한 임박한 백신 70만회분 받고
같은 분량 백신, 9월이나 10월쯤 이스라엘에 반환



화이자 백신. 사진=뉴시스


이스라엘이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중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 70만 회분을 한국에 제공한다고 6일(한국시간)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와 예루살렘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이스라엘이 보유한 잔여 백신을 한국에 신속하게 제공하는 대신, 한국이 화이자에 주문한 같은 분량의 백신을 올해 9월이나 10월쯤 이스라엘에 반환하는 ‘스와프 계약’이다. 잔여 백신은 며칠 내 전달하기 시작해, 이달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한국과의 계약 내용을 발표하면서 “우린 ‘윈윈(Win-Win)’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한국은 우리의 잔여 백신을 받고, 우리는 그들이 향후 받을 백신 선량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공백을 줄여 이스라엘이 적절한 양의 백신을 비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사진=AP/뉴시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중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기한이 임박한 백신 100만 회분을 제공하고, 9∼10월경 팔레스타인에 인도될 예정인 동일 수량의 물량을 받는 ‘백신 교환’을 추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PA 측은 이스라엘이 제공하려는 백신의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자체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당시 PA는 배송된 백신 9만~10만 회분을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을 받았어도 기한 내 신속한 접종을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달간 이스라엘은 영국과 체코를 비롯한 여러 나라와 스와프 협의를 진행했으나 한국이 최종적으로 대상국이 됐다. 당초 약 100만 회분이었던 제공 백신이 한국과의 계약에서 70만 회분으로 줄어든 건 이스라엘 측이 12~15세 접종을 위한 보유분을 충분히 비축해두길 원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계약은 알버트 불라 화이자 대표(CEO)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보건부가 외교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지원을 받아 협상을 진행했다. 베네트 총리는 “이스라엘을 사랑하는 따뜻한 유대인 불라 대표의 도움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다만 계약은 백신이 실제 한국에 도착해 검사 등의 모든 절차가 끝난 뒤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은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