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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소련군=해방군, 미군=점령군? 뭘 말하고 싶은가”

입력 | 2021-07-06 14:12:00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6일 김원웅 광복회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옹호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북한에 소련군 출신들로 군사정권 세운 소련은 해방군, 남한에 사민(私民·민간인)정권 수립 도와준 미국은 점령군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라고 비판했다.

북한 고위급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 발언으로 촉발된 역사논쟁으로 남남갈등이 첨예하다. 그러나 포고문에 적힌 문구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역사적 사실을 되짚어 볼 때 과연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는 등식이 성립할지는 의문”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태 의원은 먼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직시한다면 소련군이나 미군은 다 같이 해방군이자 점령군이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한반도를 일본의 식민지 상태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일본군에 대한 무장해제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점령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지금에 와서 역사를 공정하게 평가하자면 소련군이나 미군의 공식 문서들에 한반도 주둔 성격을 어떻게 표현했든 미군보다는 소련군이 더 점령군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을 해방군, 남한에 들어온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거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남한에 사민정권이 수립되도록 도와준 미군이 해방군인가? 아니면 북한에 소련군 출신들의 군사정권을 세운 소련군이 해방군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앞서 이 지사는 이달 1일 출마 선언 당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에서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미 점령군과 합작해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발언이 논란이 된 뒤 광복회는 5일 낸 보도자료에서 “친일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유지했다’는 이 지사 말은 토씨하나 틀리지 않는 역사적 진실”이라며 “소련군은 해방군,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김 회장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