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이준석, 美점령군 논란에 “얄팍한 사관으로 이득 보려는 정치 말라”

입력 | 2021-07-06 17:41:00

이재명 경기도지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동아일보DB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두고 “‘해방군’의 반대되는 의미로 ‘점령군’이라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SBS 뉴스 프로그램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 인터뷰에서 “‘점령군’이냐, ‘해방군’이냐 하는 논쟁은 ‘아큐페이션 포스’(occupation force)라는 것을 어떻게 번역하느냐의 문제”라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아큐페이션 포스’는 ‘주둔군’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주둔군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다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썼던 ‘점령군’이라는 표현의 문제는 ‘점령군과 친일파의 합작’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일파가 긍정적인 의미의 표현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친일파와 점령군을 묶어서 얘기했다는 것은 점령군의 의미 중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착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그것은 딱 보면 뉘앙스를 보면 아는 것”이라며 “그렇게 따지면 ‘광주 민주화운동’ 같은 경우에도 학술적 자료를 직역하면 ‘광주 반란’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다. 그걸 그런 뉘앙스로 보수 인사가 썼다고 하면 학술적인 용어라고 하면서 빠져나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분명히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기 위해 반란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고, ‘점령군과 친일파의 합작’이라고 하는 것도 점령군의 학술적인 의미가 아니라 해방군의 반대되는 의미로 쓴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이 대표는 “친일파가 좋은 의미가 아닌데 어떻게 같이 엮일 수 있겠나”라며 “중립적인 의미로 하려면 주둔군이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이 지사를 향해 “70년 전의 친일파 관료가 대한민국에 영향을 주는 것은 없다”며 “얄팍한 사관으로 이득을 얻어보려는 정치를 하지 말라”고 했다.

앞서 이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한 1일 오후 경북 안동 이육사문화관에서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나.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을 대표하는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기본적 안정감이 필요하다”라며 “민주당 대통령들은 단 한 번도 이런 식의 불안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승전국인 미국 군대는 패전국인 일제의 무장 해제와 그 지배 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하였으므로 ‘점령군’이 맞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학술적으로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정치는 말이 미칠 파장까지도 생각해 보는 게 좋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