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금융자산 10억이상 설문 32%는 “코스피 3,600 넘을 것” 투자유망국은 한국〉미국〉중국 順
‘서머랠리(summer rally).’ 여름철 주가 상승을 일컫는 이 말은 여름휴가를 떠나는 펀드매니저들이 가을 시장을 기대하며 주식을 매수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폭염과 열대야 횟수가 늘어나 무더울 전망이다. 서머랠리는 나타날까.
삼성증권이 지난달 22∼24일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인 782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63.9%가 서머랠리를 기대했다. 이 중 32%는 7, 8월 주가가 코스피 기준 3,600을 넘을 수 있다고 봤다.
서머랠리를 기대하는 이유로는 ‘기업 실적 개선 본격화’가 47.0%로 가장 많았고 ‘사회 전반의 코로나 극복 기대감’(46.8%)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투자 유망 지역, 즉 ‘투캉스(투자+바캉스)’ 명소로 ‘국내 주식시장’(54.9%)을 꼽았다. 이들의 2019년 이후 해외 주식투자 잔액이 3.46배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의외인 셈이다. 올 5월까지 7개월 연속 한국의 수출이 증가해 기업 실적 증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른 해외 지역보다 높아져 국내 주식시장의 투캉스 선호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어 미국(31.2%) 중국(8.6%) 베트남(3.2%) 등이 꼽혔다.
여름휴가 전 사놓고 싶은 국내 주식 테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같은 ‘대형 실적주’(42.7%)가 꼽혔다. 이어 삼성SDI LG화학 카카오 등 지난해 증시 상승을 주도한 ‘BBIG 성장주’(29.2%)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관련 ‘실적 개선주’ 순이었다.
해외 주식 테마로는 44.8%가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 성장주’를 꼽았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큰 캐터필러 보잉 등 ‘산업재’(21.9%)가 뒤를 이었다. 반면 올해 변동 폭이 큰 게임스탑(GME) AMC엔터테인먼트(AMC) 같은 ‘밈(Meme)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응답자 30.1%가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활용이 높아지고, 언제 어디서나 주식 시세와 뉴스를 확인하고 매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10억 원 이상 금융자산 보유 고객 중 온라인 채널 이용자는 2019년 말 54.7%에서 지난해 말 71.0%, 올 5월 말 기준 74.5%로 늘었다.
사재훈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부사장)은 “고액자산가는 투자금액과 경험이 많은 만큼 시장에 대한 통찰력도 크다”며 “올여름 미국 테이퍼링 이슈 등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고액자산가들은 경제 정상화와 실적 개선의 기대감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