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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하면 뚱뚱하다고, 마르면 아파 보인다고, 넉넉하게 입으면 사내 같다고, 딱 붙게 입으면 야하다고…”
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가수 태연(32)이 이달 6일 악플을 보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적은 하소연이다.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수차례 악플러에게 경고했지만 멈추지 않자 심경을 드러낸 것. 자신이 아무리 달라져도 악플은 계속해서 달린다는 한탄으로 보인다.
네이버 등 국내 대형 포털 사이트들이 지난해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폐지했지만 악플은 멈추지 않고 있다. 플랫폼만 연예인들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바뀌었을 뿐 악플이 뿌리 뽑히지 않은 것이다.
이달 2일 가수 KCM(39)의 유튜브 채널에는 최근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KCM을 비난하는 댓글이 올라왔다. 이 누리꾼은 KCM을 향해 “도시어부 나오지 마요. 오버액션, 노잼. 진짜 어제 방송 나오는 순간부터 짜증”이라는 악플을 남겼다. 이에 KCM은 “미안합니다..!!”라는 댓글로 위트 있게 넘어갔다.
배우 조한선(40)도 올 초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졌을 때 악플러들의 댓글에 일일이 답글을 남기며 소통했다. 조한선은 한 악플러에게 “저 학폭 안 했다. 어차피 믿어주시는 분들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죄송하다”라며 “제발 여기서 악플은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악플을 박제해 망신을 주는 경우도 있다. 가수 이승환(56)은 이달 4일 인스타그램에 ‘갑자기 일방적으로 썸으로 끝내고 이유도 얘기 안 해줬다’는 내용의 악플 캡처 사진을 올리며 “사리분별 제대로 하시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상스럽거나 음란한 말들로 성희롱하시는 분들 말고는 그냥 두었다”며 “하지만 이러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는 스포츠 스타를 대신해 유명인인 아내가 직접 나선 사례도 있다.
축구스타 박지성(40)의 아내인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36)는 지난달 박지성이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악플이 달리자 “슬픔을 증명하라고? 도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계신 거냐”고 했다. 이후 박지성 측은 악플러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성 교수는 “결국 개인 선택의 문제”라며 “물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족을 비방하거나 뜬소문을 근거로 악플을 달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악플러들 또한 언젠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예인들도 똑같은 사람”이라며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해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수연 법무법인 이현 변호사는 악플 캡처 사진이 증거자료로 채택되면 충분히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악플로 인한 스트레스로 더 이상 활동을 못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피해보상금 액수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정 변호사는 전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