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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수상한 행동에 직감…평생 모은 적금 지킨 은행원

입력 | 2021-07-07 18:15:00

강상길 강동경찰서장, 전영선 강동농협 둔촌동역지점 계장. 사진 강동경찰서 제공


“현금 3000만원만 인출하게 적금 좀 해지해주시겠어요?”

지난달 14일 강동농협은행 둔촌동역지점에 80대 여성 노인 김모 씨가 현금 3000만원을 인출해달라며 찾아왔다. 이 지점 전영선 계장은 적금을 깨면서까지 3000만원을 찾아가려는 김 씨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직감했다. 전 계장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할까봐 김 씨에게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 여러 번 물었다. 하지만 김 씨는 “돈을 인출해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전 계장은 김 씨에게 보이스피싱일 수 있으니 침착하자며 김 씨를 설득했다. 그러곤 112에 곧바로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전 계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김 씨에게 “통신비가 미납되었다. 현금으로 3000만원을 인출해두라”며 겁을 줬던 것. 김 씨는 “은행원의 신고 덕분에 평생 모은 적금을 지킬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7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거액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전 계장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전 계장은 “앞으로도 다액의 인출자에 대해서는 최대한 세심하게 지켜보며 의심이 되면 바로 신고 해 보이스피싱 예방에 일조를 하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은행 창구나 현금인출기에서 거액을 출금하는 등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을 경우 112로 즉시 신고하면 신속히 출동해 피해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