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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DIMF… 코로나에 울던 공연예술계 '새 희망' 보여줬다

입력 | 2021-07-08 03:00:00

온-오프 '하이브리드 축제' 자리매김
축제 기간 기존처럼 18일로 늘리고, 21개 작품 중 18개 작품 현장 공연
전체 평균 객석 점유율 87.8% 달해



지난달 26일 대구 동구 아양아트센터에서 딤프 공식 초청작 ‘Toward’(부제 ‘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가 펼쳐지고 있다. 이날 공연은 92.9%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보였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제공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이 최근 성공적으로 종료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딛고 공연예술계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위드 코로나’(일상과 방역 병행) 시대에 침체한 문화예술 공연 무대를 살릴 해법을 내놓았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딤프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최 시기를 늦추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진행했으나 침체된 공연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만 축제 기간이 기존보다 일주일 이상 짧았고 공연 작품 수도 적어서 뮤지컬 팬들이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올해 딤프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Hybrid·다른 성질을 가진 요소를 둘 이상 섞음)형 축제로 완벽히 거듭나며 뮤지컬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축제 기간을 기존처럼 18일(6월 18일∼7월 5일)로 다시 늘렸고, 전체 21개 공연 가운데 3개 작품만 온라인으로 상영했다. 나머지 18개 작품은 오프라인 무대에서 직접 관객들과 만났다. 뮤지컬에 목말랐던 관객들이 몰리면서 주요 작품인 ‘조선변호사’와 ‘프리다’ 등은 90∼100%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체 오프라인 공연의 객석 점유율도 평균 87.8%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초연 10주년을 맞아 뮤지컬 영화로 재탄생한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 The Movie’는 하이브리드형 축제로 거듭난 딤프의 상징과도 같았다. 영화 투란도트 등 온라인 상영작을 보기위해 몰린 랜선 관객 수가 18만 명에 달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공연예술의 언택트(비대면) 콘텐츠화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올해 딤프의 성공은 딤프지기(자원활동가) 119명의 헌신과 관객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딤프지기는 무더위 속에서도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관객들에게 방역절차를 안내하고 발열체크와 출입명부 관리를 철저히 했다. 관객들도 딤프지기의 안내에 따라 방역수칙을 잘 지켜줬다. 이 같은 노력으로 축제 기간 감염 사례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모두의 노력으로 만든 청정구역에서 딤프가 발굴한 미래 뮤지컬 꿈나무들도 무대 위를 종횡무진했다. 채널A 뮤지컬 경연프로그램 뮤지컬스타의 1회 최우수상 수상자 김다윤을 비롯해 김도연(3회 최우수상), 왕준형(2회 장려상), 오동현(4회 특별상) 등이 성공적인 데뷔를 치러 주목받았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확인했다. 문화예술계는 물론이고 우리 일상도 하루빨리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 문화예술계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역 대표 공연장을 갖춘 북구 엑스코는 8월까지 대관 일정이 이미 가득 찬 상태다. 엑스코 관계자는 “인기가수 나훈아와 소향, 정동하 등의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1회 4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데 대부분 공연이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생전에 수집한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대구미술관에도 인파가 몰리고 있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500명으로 제한해 전시회에 입장시키고 있는데 거의 매일 매진될 만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지역 주요 축제도 재가동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취소됐던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올해 10월 개최를 목표로 대행사 선정 등 준비에 들어갔다. 지역 대표 관광지인 수성못에서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동안 수성못 뮤지컬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려 이달 초 폐막한 딤프의 열기를 이어간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