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거리두기 4단계 검토속… 추경 3분의 1이 소비활성화 관련 작년에도 혼선 빚다 두차례 중단, 기재부 “방역상황 지켜보며 판단” “재유행 상황 내수진작책 의미없어… 장기화 대비 피해계층 더 지원을”
김부겸 총리, 홍대 거리 현장 점검 김부겸 국무총리(가운데)가 7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2m 거리 두기’ 팻말을 들고 현장 점검에 나섰다. 최근 서울 강남과 마포 등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지역의 주점과 식당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현실화된 가운데 정부가 하반기(7∼12월) 소비 진작을 위해 준비한 대책이 강화된 방역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이 ‘셧다운’ 수준인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적용까지 검토하는 만큼 소비 촉진에 초점을 맞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피해계층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8월 이후 대규모 소비대책 앞두고 ‘방역 적신호’
정부도 방역 상황을 보며 소비 활성화 대책 시행 시점을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지원금과 카드 캐시백, 소비쿠폰 모두 8월 이후 시행 예정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우선 방역 상황을 지켜보고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도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브리핑에서 소비쿠폰에 대해 “방역당국과 긴밀한 협력하에 추진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추진 시기를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피해 계층 중심으로 추경안 다시 짜야”
2차 추경에 반영된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소비 활성화 관련 예산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를 받았거나 경영위기업종에 속하는 소상공인 113만 명에게 최대 900만 원을 지원하는 희망회복자금은 3조2500억 원 규모다.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지원금, 고용유지 지원금 등을 충분하게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추경에는 올해 7∼9월 집합금지나 영업제한을 받는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 지원금 6000억 원과 항공·여행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예산 2000억 원만 반영돼 있다. 미국 등 ‘셧다운’에 들어간 국가들이 추진했던 대책을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미국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자금을 즉각 수혈하기 위해 은행이 먼저 대출을 해주고 소상공인이 일자리를 유지하면 대출 상환을 면제하는 대책인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가동했다. 이인실 전 한국경제학회장은 “방역 상황에 따라 연내 다시 추경을 편성해야 할 가능성도 있으니 33조 원인 2차 추경 규모를 줄여 재정 여력을 남겨둘 필요도 있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