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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진작 주문했던 靑 “속이 새카만 숯 돼가고 있다”

입력 | 2021-07-08 03:00:00

文, 긴급회의 주재 “역학조사 확대”
靑 “젊은층 우선 접종 의견 숙고”



동아일보 DB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의 속은 정말 새카만 숯이 돼 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1212명을 기록한 7일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MBC 라디오에서 이같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소비 쿠폰 등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전방위적인 내수 보강 대책을 추진해달라”고 말한 지 9일 만에 코로나19 사태가 4차 대유행 진입 수순에 접어들자 청와대는 당혹스러운 기류가 역력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수도권 방역 강화 회의를 긴급 주재하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시한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역학조사 확대를 통해 신속하게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접촉자를 확인하기 위해 지자체 역량을 확충하라”며 “생활치료센터를 확충하고 병상 상황을 재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방역지침을 위반하면 (운영을 10일간 중단하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라”고도 했다.

특히 K방역에 자신감을 보여 왔던 청와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될 경우 여름 휴가철과 추석을 앞두고 내수 회복이 어려워지고, 국민 피로감이 더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여름휴가를 국민들이 좀 더 편안하게 보낼 수 있게 하고, 추석도 추석답게 적어도 가족끼리는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4주간 주간 평균 확진자가 10%씩 증가했음에도 지난달 28일에는 “과감한 소비 진작 방안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확진자가 급증해 안타깝다”며 “정부는 방역을 중심으로 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민생경제를 중심으로 한 서민들의 삶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진자가 20, 30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고령층부터 50대까지 접종 대상이 연령별로 내려왔으나 활동성이 높은 젊은층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며 “이런 의견을 종합해 숙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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