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하루 확진 1212명 ‘셧다운’ 초읽기
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정부가 이른바 ‘셧다운(봉쇄)’ 수준의 방역 강화를 검토하고 나섰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방역 조치다. 그만큼 실제 적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때를 놓쳐 더 큰 고통을 겪기보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서울만이라도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 서울은 곧 ‘셧다운’ 기준 넘어설 듯
다중이용시설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다. 식당과 카페, 목욕탕은 오후 10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마트와 백화점, 헬스장, PC방, 영화관, 놀이공원도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학교 수업은 원격으로, 종교 예배는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 결혼식장엔 친족의 입장만 허용된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야 한다.
만약 4단계로 격상돼도 앞서 해외에서 취했던 완전 봉쇄 수준은 아니다. 영국은 지난해 11월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이 넘자 한 달간 식당과 주점의 문을 완전히 닫았다. 이탈리아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통행을 금지하고, 건강이나 업무상 꼭 필요한 게 아니면 낮 시간 외출도 제한하는 조치를 두 차례 실시했다.
○ “방역 강화 늦으면 비수도권도 위험”
하지만 이번 유행의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그 후유증이 길게 이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국내 확진자 중 절반이 나오는 서울부터 선제적인 4단계 적용을 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2, 3일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더 기다릴 이유가 없다. 4단계 적용은 빠르고 강할수록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간 축적된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보면 방역 강화는 한발 빠르게, 완화는 신중하게 해야 유행세를 잡는 데 도움이 됐다는 얘기다.
방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도 한 단계 격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이 하루 생활권인 우리나라에서 특정 지역만 방역 수준이 크게 높으면 다른 지역에서 유흥을 즐기는 ‘풍선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수도권의 지난 주말(3, 4일) 이동량은 3147만 건이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