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에 출마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다른 후보들의 ‘반(反)이재명’ 연대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고, 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장모가 법정 구속되면서 대형 악재를 만났다. 정치권 안팎에선 두 사람이 위기를 극복하고 대세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지사는 ‘이재명 대 반이재명’ 경선 구도에 갇힌 모습이다. 지난 5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과의 단일화가 ‘범(汎) 친문(친문재인) 연대’가 결집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전 총리는 단일화 성사와 관련해 “노무현 정신과 문재인 정부의 계승, 4기 민주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경제 창달을 위한 혁신연대”라고 강조했다.
‘반이재명 연대’는 당분간 인위적 단일화보다는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이 지사를 협공하는 형태의 느슨한 연대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12일부터 시작되는 본경선에서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는 연대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열린 경선 TV토론회에서도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 지사를 향해 각을 세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에선 윤 전 총장의 ‘처가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모 최모 씨가 1심에서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대형 악재를 만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며 원칙적 입장을 밝히며 선을 긋고 있지만 도덕성 등에서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당에서도 “온 국민이 윤석열 일가의 국정농단 예고편을 목도한 것”이라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서울 종로구 한 중국식당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입당 여부도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8월 말에는 당내 경선을 시작해야 한다는 ‘버스 정시 출발론’을 펼치며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8일 윤 전 총장의 입당과 관련해 “타야 할 광역버스를 놓치고 다음 정류장까지 택시로 쫓아가는 게 쉽지는 않다”며 “(윤 전 총장이) 버스에 미리 탈지 (8월 출발 직전) 막판에 탈지 모르지만 출발 전에 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당분간 민생 행보를 거친 뒤 입당 여부와 시기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전 총장의 처가 리스크를 감안해 다른 주자를 키우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