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명동거리에 위치한 다중이용시설에 방역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1.7.8/뉴스1 © News1
다음주 전국 대부분 지역에 34도 안팎의 폭염이 예상되면서 코로나19 확산세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운 날씨에 쇼핑몰 등 실내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이 구축될 수 있는 데다, 전파력이 최대 2.6배 강한 델타 변이와 에어컨 바람이 만나면 바이러스가 먼 거리까지 확산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75명을 기록했다. 전날(1212명)보다 63명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1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1년6개월 만에 최다 규모다. 이틀 연속 1200명대 확진자도 처음이다.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12· 13일은 낮 최고기온이 대구 35도, 서울·춘천·대전·청주 34도, 광주·전주 33도 등으로 전망된다. 밤에도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시대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 2021.6.20/뉴스1 © News1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에어컨을 틀면 바이러스를 품은 비말핵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데다, 에어컨 제습기능으로 비말(침방울)의 크기가 작아지고 가벼워지면서 공중에 떠다니게 돼 전파 우려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여름에는 온도·습도가 올라가 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이 짧아 감염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보다 덜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7~8월 장마철이 되고 날씨가 후텁지근해지자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는 사람들이 늘면서 감염 위험도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어컨을 사용할 때 약풍으로 틀고, 최소 1시간에 한번 씩 10분 정도 환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밀폐된 실내 환경에서는 에어로졸이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며 주변을 감염시킨다”며 “밀폐 공간에서 에어컨을 틀 때는 시간당 10분 정도는 맞통풍을 시키는 등 자연환기를 강화하고, 창문이 없는 곳에서는 출입문을 다 열어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우주 교수도 “지금처럼 12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연달아 나오는 상황에서는 에어컨 가동에 주의해야 하고 사용할 때는 약풍·수시 환기를 유념해 ‘3밀’ 환경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며 “여름이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파력이 강한 델타변이가 확산하는 만큼 방역수칙을 잘 지켜달라고도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델타변이는 1명이 최대 7명을 전염시킬 수 있고 백신접종예방효과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델타변이는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높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파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밀폐된 환경에서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환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여름철 불쾌지수가 높아지자 이른바 ‘코스크족’이나 ‘턱스크’족이 늘어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는 “여름 때 마스크를 오래 쓰다 보면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습기가 차다 보니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여름철 밀폐 공간에 다수가 모여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