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사표가 어제 수리됐다.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에게 현직 검사를 소개시켜 주고,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 차량을 제공받은 의혹 때문이다. 박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 30명을 뇌물죄 등으로 기소한 당사자다. 4년 7개월 동안 국가를 뒤흔든 사건의 수사 및 공소 유지 책임자였던 사람이 불미스러운 처신으로 퇴진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자체가 개탄스러운 일이다.
박 특검과 더불어 공소 유지를 맡고 있는 특검보 2명의 사표도 함께 수리됐다. 변호사 겸직 금지 조항 때문에 이전부터 사퇴를 희망해온 이들로서는 바라던 바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박 특검은 월간지 취재팀장을 지낸 송모 씨 소개로 재력가 행세를 해온 김 씨를 만났다고 한다.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18년 무렵,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을 살고 나온 사람을 통해 그의 교도소 동기를 만나 어울리는 사이가 됐다는 걸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나.
전현직 특검 관계자 4명이 116억 원의 사기 혐의로 구속된 가짜 수산업자와 얽혀 지냈다는 것은 어떻게 봐도 석연치 않다. 김 씨가 사기 행각에 특검팀을 활용한 사례는 없는지, 알려진 것 외에 다른 향응이나 접대 등을 받은 것은 없는지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 박 특검의 사퇴로 이번 사안을 흐지부지 넘어가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