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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현대위아, 사내하청 비정규직 직접 고용해야”

입력 | 2021-07-09 03:00:00

訴제기 7년만에 근로자 손 들어줘
“지휘명령 받아… 고용의무 있다” 판단
유사소송 20여건… 재계 후폭풍 우려




현대차·기아 계열 자동차부품 회사인 현대위아가 사내 하청 형태로 근무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14년 직원들이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지 약 7년 만이다. 산업계에선 이번 판결의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8일 현대위아의 사내 협력업체 직원 64명이 현대위아를 상대로 낸 고용 의사 표시 등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직원들은 2014년 본인들이 사실상 현대위아의 파견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며 현대위아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파견 근로자는 2년 이상 근무하거나 파견 대상 업무 외의 일을 할 경우 사업주에게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는 점이 그 근거였다. 반면 현대위아 측은 이들이 도급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직원일 뿐 이들과 파견 계약을 맺지 않아 직접 고용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1, 2심은 “원고들이 현대위아 공장에서 일하며 현대위아의 직접 지휘명령을 받았으므로 실제로는 파견 관계에 있었던 것이 맞다”며 현대위아에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는 현대차, 기아, 포스코, 현대제철, 한국GM 등 대기업을 상대로 근로자들이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이 계류 중이다. 현대차, 기아의 경우 6개 공장 비정규직 지회 소속 2000여 명이 불법 파견 중단을 요구하며 제기한 소송만 20여 건에 달한다. 재계에선 이 같은 판결이 이어지면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